일을 하다 보면 식사시간을 놓칠 때가 종종 있습니다.
매번 그런 것은 아닌데 식사시간을 한참 넘긴 날에는 간혹 식은땀이 나면서 기운이 팍 떨어지는 느낌이 들 때가 있었어요.
그럴 때면 흔히 말하는 ‘당이 떨어진다’는 게 이런 건가?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런데 당시 혈당을 직접 재본 것은 아닙니다.
그러니 실제 저혈당이었는지는 알 수 없었어요.
생각해보면 식은땀이 나거나 갑자기 기운이 빠지는 것만으로 저혈당이라고 판단해도 되는지도 궁금했습니다.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당 떨어졌다고 표현하는 것과 실제 저혈당 증상은 같은 의미일까요?
갑자기 찾아오는 식은땀과 떨림의 이유
혈당이 낮아지면 몸에서는 이를 다시 올리기 위한 반응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식은땀, 손 떨림, 두근거림, 허기, 불안감, 어지러움 같은 증상이 생기기도 합니다.
그래서 갑자기 땀이 나고 손이 떨리면 저혈당부터 떠올리는 분들도 있을 겁니다.

혈당이 더 낮아지면 조금 다른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집중하기 어려워지거나 혼란스러워질 수 있고, 말이 어눌해지거나 시야가 흐려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심한 저혈당에서는 경련이나 의식 소실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구분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식은땀이 났다고 해서 모두 저혈당은 아닙니다.
어지럽거나 가슴이 두근거리고 기운이 빠지는 느낌 역시 다른 이유로 생길 수 있습니다.
저 역시 식사가 늦어진 날 식은땀과 함께 기운이 떨어졌던 적은 있지만 그 순간 혈당을 측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제 경험도 저혈당이 왔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이런 경험을 계기로 저혈당일 때는 어떤 증상이 나타나는지 궁금해졌던 것에 가깝습니다.
혈당 70mg/dL, 숫자 하나만 보면 될까
저혈당을 검색하다 보면 70mg/dL이라는 숫자를 자주 보게 됩니다.
특히 당뇨병이 있는 사람에게 혈당 70mg/dL 미만은 저혈당에 대처해야 하는 중요한 경고 수준으로 사용됩니다.
그렇다고 모든 사람에게 이 숫자 하나를 똑같이 적용해 저혈당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아닙니다.
당뇨병이 없는 사람에게 저혈당이 의심되는 증상이 반복된다면 증상만큼 중요한 것이 그 순간 실제 혈당이 낮았는지입니다.
의료진이 이런 상황을 평가할 때는 증상이 나타났는지, 당시 실제 혈당이 낮게 확인됐는지, 혈당이 올라간 뒤 증상이 좋아졌는지 등을 함께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몸이 조금 떨리거나 기운이 빠졌다는 이유만으로
“나는 원래 당이 잘 떨어지는 체질이야.”
라고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공복혈당이나 당화혈색소 역시 혈당과 관련된 검사지만 각각 확인하려는 내용이 다릅니다.
공복혈당 높은 이유와 관리법, 아무것도 안 먹었는데 왜 올라갈까
공복혈당이라는 말을 들으면 처음에는 조금 이상하게 느껴집니다.밤새 아무것도 먹지 않았는데 아침에 혈당을 측정했더니 생각보다 높게 나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먹은 것도 없는데 혈당은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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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검진에서 보는 공복혈당과 지금 이야기하는 저혈당을 같은 개념으로 생각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배가 고프고 기운이 빠지면 저혈당일까
저처럼 바쁘게 일하다 식사시간을 놓치면 배가 많이 고프고 힘이 빠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배고픔과 의학적으로 확인된 저혈당은 같은 말이 아닙니다.
특히 저혈당을 주의해야 하는 경우 가운데 하나가 당뇨병 치료를 받고 있을 때입니다.
인슐린이나 저혈당을 일으킬 수 있는 일부 혈당강하제를 사용하는 사람이 평소보다 적게 먹거나 식사를 거르면 저혈당 위험이 커질 수 있습니다.
평소보다 운동량이 많았거나 음주를 한 경우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저혈당이 당뇨병 환자에게만 나타나는 것은 아닙니다.
당뇨병이 없는 사람에게도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실제로 낮은 혈당과 함께 비슷한 증상이 반복된다면 원인을 확인하게 됩니다.
그래서 식사를 늦게 했더니 힘이 없었다는 경험 하나만 가지고 저혈당이었다고 결론 내리기보다는 비슷한 일이 계속되는지, 그때 실제 혈당은 어땠는지를 구분해서 생각해야 합니다.
저혈당이 확인됐다면 단것부터 먹으면 될까
저혈당 대처 방법을 찾아보면 15-15 규칙이라는 말을 접하게 됩니다.
당뇨병이 있는 사람이 혈당을 측정해 70mg/dL 미만으로 확인했고, 의식이 있으며 안전하게 삼킬 수 있다면 빠르게 흡수되는 탄수화물 약 15g을 섭취한 뒤 약 15분 후 혈당을 다시 확인하는 방법입니다.

혈당이 여전히 낮다면 같은 방법으로 다시 대처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당이 떨어지면 초콜릿부터 먹는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초콜릿처럼 지방이 많이 들어 있는 음식은 당의 흡수가 늦어질 수 있어 빠른 대처가 필요한 상황에서 첫 선택으로 적합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반드시 기억해야 할 예외가 있습니다.
의식이 없거나 제대로 삼키기 어려운 사람에게 음식이나 음료를 억지로 먹여서는 안 됩니다.
음식물이 기도로 넘어갈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의식이 떨어지거나 경련이 나타나는 심한 저혈당은 즉각적인 도움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처방받은 글루카곤이 있고 사용법을 알고 있다면 사용할 수 있으며, 응급의료 도움을 요청해야 할 수 있습니다.
저혈당이 반복된다면 그때마다 단것을 먹고 넘어가는 것으로 끝내기도 어렵습니다.
당뇨병 치료를 받고 있다면 사용 중인 약과 식사시간, 운동량 등이 관련됐는지 의료진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당뇨병이 없는데도 실제 낮은 혈당과 함께 식은땀이나 떨림, 기운이 빠지는 증상이 반복되는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도 식사시간을 놓치고 식은땀이 났을 때는 예전 같으면 그냥 ‘당이 떨어졌나 보다’ 하고 생각했을 것 같아요.
하지만 몸에서 느껴지는 증상만으로 실제 혈당까지 낮았다고 알 수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앞으로 비슷한 일이 다시 생긴다면 막연하게 저혈당이라고 생각하기보다 언제, 어떤 상황에서 이런 증상이 나타났는지를 먼저 살펴보게 될 것 같습니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당 떨어졌다는 말과 실제 저혈당 사이에는 생각보다 구분해서 볼 부분이 있었습니다.
참고자료
American Diabetes Association
「Standards of Care in Diabetes」
Centers for Disease Control and Prevention
「Treatment of Low Blood Sugar (Hypoglycemia)」
National Institute of Diabetes and Digestive and Kidney Diseases
「Low Blood Glucose (Hypoglycem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