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평소 배변을 하면
설사처럼 묽게 보는 일이 잦은 편입니다.
어렸을 때는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예전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았는데,
요즘은 이런 일이 계속되다 보니
먹는 것부터 조심하게 되더라고요.
음식을 먹기 전부터
지금 이걸 먹으면 속이 괜찮을까?
이런 생각을 먼저 하게 됐습니다.
속에 좋다는 이야기를 듣고
효소나 유산균도 챙겨 먹고 있는데,
그때그때 생각날 때만 먹다 보니
꾸준히 먹지 않아서 효과가 없는 건가
싶기도 했고요.
그러다 한편으로는 궁금해졌습니다.
이렇게 묽은 변이나 설사가 반복되는 것이과민성 대장증후군 증상일 수도 있을까?
그런데 알아볼수록
설사가 잦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과민성 대장증후군이라고 판단할 수는 없었습니다.
과민성 대장증후군에서는
반복되는 복통과 배변의 변화가어떤 관계를 보이는지가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복통과 설사가 반복되면 과민성 대장증후군일까?
과민성 대장증후군은 영어로
IBS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흔히 설사를 자주 하는 사람에게
“장이 예민한가 봐.”
“과민성 대장증후군 아니야?”
라는 말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과민성 대장증후군은
단순히 설사를 자주 하는 상태를
뜻하는 질환은 아닙니다.
대표적으로 반복되는 복통이 있고
그 통증이 배변과 관련돼 나타나면서,
배변 횟수가 달라지거나
변의 형태가 달라지는지를 살펴봅니다.
과민성 대장증후군이란?
반복되는 복통과 함께 배변 횟수나 변의 형태에 변화가 나타나는 질환입니다. 설사나 변비 또는 두 가지가 모두 나타날 수 있으며, 소화기관에 눈으로 확인되는 손상이나 질병의 징후 없이 이런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러니 묽은 변을 자주 본다고 해서
그 사실만으로 과민성 대장증후군이라고
스스로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만성적인 설사를 일으킬 수 있는 원인은
과민성 대장증후군 외에도 다양하기 때문입니다.
증상이 얼마나 오래됐는지,
복통이 함께 있는지,
배변 전후로 통증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등을
함께 살펴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설사만 있는 병으로 생각하면 놓치는 증상
이름 때문에 장이 과민하게 움직여
설사를 하는 병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과민성 대장증후군의 배변 양상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설사가 주로 나타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변비가 주로 나타나는 사람도 있습니다.
설사와 변비가
함께 나타나는 경우도 있고요.
이를 배변 양상에 따라
설사형, 변비형, 혼합형 등으로 구분합니다.
설사형·변비형·혼합형이란?
과민성 대장증후군에서 나타나는 변의 형태를 기준으로 구분하는 유형입니다. 묽은 변이 주로 나타나는 설사형, 딱딱하거나 덩어리진 변이 주로 나타나는 변비형, 두 특징이 함께 나타나는 혼합형 등이 있습니다.
복부팽만을 느끼거나
배변을 마쳤는데도 덜 본 것 같은 느낌,
변에서 희끗한 점액이 보이는 등의
증상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그러니
설사를 안 하니까 과민성 대장증후군이 아니다
라고 단순하게 나누기도 어렵습니다.
화장실에 다녀오면 배가 편해지는 이유
과민성 대장증후군에 대해 이야기할 때
배가 아프다가 화장실에 다녀오면 괜찮아진다
라는 설명을 자주 접합니다.
실제로 복통이 배변과 관련돼 나타나는 것은
과민성 대장증후군을 살펴볼 때
중요한 특징 가운데 하나입니다.
그렇다고 모든 사람이
화장실에 다녀온 직후
통증이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배변 후 복통이 나아질 수도 있지만
반대로 더 불편해질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통증이 배변과어떤 관계를 보이는가입니다.
그래서 단순히
화장실에 다녀오면 괜찮아지니까 IBS
라는 공식으로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복통과 배변의 관계,
배변 횟수와 변 형태의 변화 등을
전체적으로 살펴봅니다.
과민성 대장증후군은
하루 이틀 배가 아팠던 것을 두고
판단하는 질환도 아닙니다.
의료진은 증상이 얼마나 자주 나타났는지,
얼마나 오랫동안 이어졌는지 등
일정한 증상 패턴을 확인합니다.
검사에서는 괜찮다는데 계속 배가 아픈 이유
이 부분에서 과민성 대장증후군을
조금 다르게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대장용종이나 염증처럼
눈으로 확인되는 병변이 있어야만
복통이나 배변 문제가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과민성 대장증후군에서는
소화기관에 눈으로 확인되는 손상이나
질병의 징후 없이도
복통과 배변 변화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검사에 아무것도 안 나오니까 마음의 문제다
라고 받아들이는 것도 정확하지 않습니다.
과민성 대장증후군은
장-뇌 상호작용 장애 가운데 하나로 설명됩니다.
처음 들으면 꽤 어려운 말입니다.
장-뇌 상호작용이란?
장과 뇌가 서로 따로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여러 신호를 주고받으며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말합니다. 이런 상호작용의 변화는 장의 민감도나 움직임에 영향을 주어 복통과 설사, 변비 같은 증상과 관련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장의 움직임이 달라지면
음식물이 소화기관을 지나가는 속도에도
변화가 생길 수 있습니다.
장에 일반적인 정도의 가스나 변이 있어도
통증을 더 민감하게 느끼는 사람이
있을 수 있고요.
이런 특성 때문에 과거에는
기능성 위장관질환이라는 표현을
많이 사용했습니다.
기능성 위장관질환이란?
내시경에서 보이는 상처나 종양 같은 구조적 문제만으로 증상을 설명하기 어려운 위장관질환을 뜻하는 표현입니다. 최근에는 장과 뇌의 상호작용까지 포함해 ‘장-뇌 상호작용 장애’라는 개념으로 설명합니다.
복통이나 설사가 반복된다는 이유만으로
대장용종 같은 구조적인 이상이 있다고
스스로 판단할 수도 없습니다.
대장용종이란, 대장내시경에서 발견됐다면 알아둘 것
건강검진을 받고 나서“대장용종이 있어서 제거했습니다”라는이야기를 듣는 경우가 있습니다.아무런 증상도 없었는데갑자기 용종이 발견됐다고 하면가장 먼저 암부터 걱정하기 쉽습니다.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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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내시경에서 용종이 없었다는 사실만으로
반복되는 복통과 배변 변화를
대수롭지 않게 넘길 이유도 없습니다.
증상이 계속된다면
그 증상의 패턴을 살펴보고
필요한 평가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스트레스와 음식만 탓하기 어려운 원인
과민성 대장증후군 하면
스트레스도 빠지지 않고 등장합니다.
중요한 시험이나 발표를 앞두면
갑자기 배가 아프거나 화장실에 가고 싶었던 경험을
떠올리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과민성 대장증후군을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생기는 병
이라고 하나의 원인으로 설명하기는 어렵습니다.
전문가들도 정확한 원인을
한 가지로 특정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장과 뇌 사이의 상호작용,
장 운동과 감각의 변화,
소화기관의 세균 감염이나
특정 음식에 대한 불내증 또는 민감성 등
여러 요인이 관련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내가 너무 예민해서 배가 아픈가 보다
라고 단순하게 생각할 필요도 없습니다.
스트레스가 증상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과
과민성 대장증후군을 성격 문제로 보는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음식도 마찬가지입니다.
누군가는 우유를 마셨을 때 불편하고,
누군가는 특정 음식을 먹은 뒤
증상이 심해졌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특정 음식 하나를
모든 과민성 대장증후군 환자의
원인으로 정할 수는 없습니다.
내 장에 맞는 음식이 사람마다 다른 이유
저처럼 속이 자주 불편하면
먹는 것에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장에 좋다는 음식이나 건강식품에도
눈길이 가게 됩니다.
저도 효소와 유산균을 챙겨 먹으면서
생각날 때만 먹어서 효과가 없는 걸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꾸준히 먹지 않은 것이 원인이라고스스로 결론 내리기는 어렵습니다.
특히 건강식품에서 말하는 ‘효소’를
과민성 대장증후군 치료제처럼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프로바이오틱스도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프로바이오틱스란?
살아 있는 미생물을 이용한 제품을 말하며 흔히 ‘유산균’이라는 표현과 함께 접합니다. 제품마다 포함된 미생물의 종류와 양 등이 다를 수 있습니다.
NIDDK에서는 IBS 치료 방법 가운데
프로바이오틱스를 언급하고 있지만,
IBS 치료를 위한 프로바이오틱스 사용은아직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분야라고 설명합니다.
그러므로
유산균을 꾸준히 먹으면 반드시 좋아진다
거나
효과가 없으면 복용 기간이 짧아서 그렇다
고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식사 조절에서는
저포드맵 식단이라는 방법도 접하게 됩니다.
저포드맵 식단이란?
장에서 흡수가 잘되지 않는 특정 탄수화물이 많은 음식을 일정 기간 줄여 증상 변화를 살펴보는 식사 방법입니다. 증상이 나아지면 해당 음식들을 천천히 다시 추가하면서 자신에게 영향을 주는 음식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저포드맵 식단도
IBS라면 해당 음식을 평생 먹으면 안 된다
는 의미는 아닙니다.
NIDDK는 몇 주간 저포드맵 식단을 시도한 뒤
증상이 나아진 경우 FODMAP이 들어 있는 음식을
천천히 다시 추가할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식사 변화가 필요한 경우에는
개인의 증상과 영양 상태 등을 고려해
의료진이나 영양 전문가와 상의할 수 있습니다.
과민성 대장증후군으로 넘기면 안 되는 신호
배가 자주 아프고 설사가 반복되면
나는 원래 장이 예민하니까
하고 익숙해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평소와 다른 변화까지
모두 과민성 대장증후군으로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의료진은 과민성 대장증후군을 확인할 때
증상의 패턴뿐 아니라
다른 질환을 의심할 만한
단서가 있는지도 살펴봅니다.
예를 들어 직장에서 출혈이 있거나혈변 또는 검고 타르 같은 변이 나타나는 경우,
빈혈이나 원인을 알기 어려운체중 감소가 있는 경우에는다른 원인을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가족 중 셀리악병이나 대장암,
염증성 장질환이 있는지와 같은
가족력도 진료 과정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필요한 경우 혈액검사나 대변검사,
대장내시경 등을 통해
비슷한 증상을 일으킬 수 있는
다른 질환이 있는지 살펴보기도 합니다.
저처럼 예전과 비교해
묽은 배변이 반복되는 느낌이 들고,
먹기 전부터 속이 걱정될 정도로
생활에 신경이 쓰이기 시작했다면
과민성 대장증후군인가?
라는 이름부터 붙이기보다는
먼저 내 증상의 패턴을 살펴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언제 배가 아픈지,
배변 전후에는 어떻게 달라지는지,
묽은 변이 얼마나 자주 나타나는지,
어떤 음식을 먹었을 때 불편했는지 등을
기억해두는 것도 방법입니다.
그리고 유산균이나 효소를
꾸준히 먹지 못한 탓이라고
혼자 원인을 정할 필요도 없습니다.
과민성 대장증후군은
단순히 설사를 자주 하는 병도 아니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특정 음식을 먹어서 생기는 병이라고
한 가지 이유로 설명할 수도 없습니다.
반복되는 복통과 배변 변화가 있다면
증상의 패턴을 살펴보고,
평소와 다른 경고 신호가 있거나
증상이 계속 신경 쓰인다면
의료진과 원인을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저도 이제는 먹을 때마다
막연하게 걱정하는 것보다,
어떤 음식을 먹었고
배가 언제 불편했는지부터
조금 더 차분하게 살펴보려고 합니다.
참고자료
미국 국립당뇨병·소화기·신장질환연구소(NIDDK),
「Irritable Bowel Syndrome (IBS)」
미국 국립당뇨병·소화기·신장질환연구소(NIDDK),
「Definition & Facts for Irritable Bowel Syndrome」
미국 국립당뇨병·소화기·신장질환연구소(NIDDK),
「Symptoms & Causes of Irritable Bowel Syndrome」
미국 국립당뇨병·소화기·신장질환연구소(NIDDK),
「Diagnosis of Irritable Bowel Syndrome」
미국 국립당뇨병·소화기·신장질환연구소(NIDDK),
「Treatment for Irritable Bowel Syndrome」
미국 국립당뇨병·소화기·신장질환연구소(NIDDK),
「Eating, Diet, & Nutrition for Irritable Bowel Syndrome」